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 허용과 함께 일부 지자체가 숙박비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경상남도가 발표한 정책은 외국인 관광객 1인당 5만 원의 숙박비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인데,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 목적과 동시에 형평성 논란을 동시에 불러왔습니다. 경남도의 숙박비 지원 정책의 배경, 중국인 관광객 유치의 긍정적 효과, 그리고 제기되는 문제점을 균형 있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경상남도의 숙박비 지원 정책 배경
경상남도는 2024년 하반기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숙박비 지원책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혜택이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된 지역 관광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실제로 경남도는 “중화권 대표 여행사들이 시·군 연계 상품을 개발하면 관광재단이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지원하겠다”며 외국인 1인당 5만 원의 숙박비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한국의 관광 산업은 코로나19 이후 크게 위축되었고, 지방의 숙박업계는 내국인 관광 수요 감소와 맞물려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둘째,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여전히 아시아 지역 관광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고객층이기 때문에, 이들을 유치하는 것이 지역 경제 회복의 지름길로 여겨집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약 34%가 중국인이었으며, 이들이 사용한 관광 소비액은 전체의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따라서 경상남도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숙박비 지원이라는 직접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한 것은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강력한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알려지자 일부 시민들은 “세금을 사용해 외국인 관광객을 지원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반발을 나타내면서 논란이 확산되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의 긍정적 효과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치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각국이 경쟁적으로 추진하는 중요한 관광 전략입니다. 그 이유는 중국 관광객이 가져오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단체 관광객은 숙박, 식사, 교통, 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 고르게 지출하기 때문에 지역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경상남도의 숙박비 지원은 단순히 숙박업계만을 위한 혜택이 아니라, 이를 통해 파생되는 다층적인 경제 효과를 겨냥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숙박비를 지원받고 지역 호텔에 머무르게 되면,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관광지를 방문하며, 기념품을 구매하는 소비 활동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약 170만 원으로, 이는 일본인 관광객의 두 배에 달합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방문은 지역 고용 창출에도 기여합니다. 숙박업소, 여행사, 관광지 안내 서비스, 쇼핑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지역 청년과 중장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인프라 확충은 내국인 관광객에게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옵니다. 교통 편의 시설 개선, 다국어 안내 서비스 확대 등이 대표적입니다.
따라서 중국인 관광객 유치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세금 사용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 경제 활성화, 고용 창출,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형평성 논란과 정책적 한계
경상남도의 숙박비 지원 정책은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형평성 논란입니다. 내국인 관광객이나 다른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별도의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게만 숙박비를 지원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경상남도청 홈페이지의 ‘도지사에게 바란다’ 코너에는 “중국인 관광객 숙박비 지원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다수 게시되었습니다.
정책 실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도 많습니다. 첫째, 지원 대상이 되는 단체 관광객의 기준과 관리 체계가 불명확할 경우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 일부 여행사가 지원금을 악용해 형식적인 숙박을 통해 지원비만 수령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셋째,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정치·외교적 관계 악화 시 관광 산업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실제로 2017년 사드 사태 당시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 관광을 금지하자, 한국의 관광업계는 수조 원의 피해를 입은 바 있습니다. 이처럼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장기적으로 지역 경제의 불안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상남도의 정책은 단순한 인센티브 제공에 그칠 것이 아니라, 다변화된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 내국인 관광 활성화 방안, 지역 자생적 관광 경쟁력 강화와 함께 추진되어야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입니다.
경상남도의 중국인 관광객 숙박비 지원 정책은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지역 관광산업을 되살리려는 적극적인 시도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형평성 논란과 정책적 허점으로 인해 사회적 갈등을 불러왔습니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가 지역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특정 국가 관광객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숙박비 지원과 같은 단편적 인센티브보다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관광 정책, 예를 들어 내·외국인 모두가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지역 관광 상품 개발, 인프라 개선, 다변화된 해외 마케팅 전략이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