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고등어, 갈치, 참조기 등 주요 수산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비축 물량 방출과 수입 확대를 통해 가격 안정에 나섰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잇따릅니다. 실제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 관측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고등어(신선 냉장 1마리) 소비자가격은 438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4% 급등했습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소폭(3.6%) 하락했지만 평년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17.9% 높은 수치입니다. 냉동 고등어 역시 지난 3월부터 꾸준히 상승하며 작년 및 평년 가격을 웃도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등어 가격 급등 원인과 시장 불안
통계청의 7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에 따르면, 고등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2.6%나 상승해 전체 수산물 물가 상승률(7.3%)을 끌어올린 주범으로 꼽혔습니다. 생산량 자체는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체감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올해 누적 고등어 생산량은 7만 7523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8% 증가했지만, 300g 이상 중·대형 고등어의 비중은 1.0%에 불과했습니다. 수확량은 많으나 크기가 작은 소형 어종이 대다수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중·대형급 물량은 부족했던 것입니다. 이는 지난해 12.8%에서 크게 떨어진 수치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2019년 53.2%에 달했던 중·대형 비중은 꾸준히 감소해 2021년에는 25.3%, 지난해에는 9.0%까지 떨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어군이 분산되고 수온과 해류, 먹이 부족 등 해양 환경 요인이 겹치면서 대형 어종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합니다. 실제로 중대형 고등어 공급 부족은 전체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외식업계와 가정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을 주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생선구이, 찌개, 조림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는 고등어 특성상 대체제가 마땅치 않아 가격 상승 체감은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갈치와 참조기 등 연쇄적 가격 상승
고등어뿐 아니라 갈치와 참조기 등 국민 밥상에 자주 오르는 다른 주요 수산물 가격도 연이어 오르고 있습니다. 신선 냉장 갈치는 1마리당 638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상승했습니다. 냉동 갈치도 5707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38.9%가량 급등했습니다. 이처럼 냉장·냉동 갈치 가격 모두가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있습니다. 참조기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달 기준 한 마리 가격은 2143원으로 지난해보다 30.1% 상승했으며, 평년보다도 9.8% 높은 수준입니다. 올해 들어 참조기 생산량은 늘었지만,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도매가 및 소매가가 모두 동반 상승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수산물 가격 급등은 외식업계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갈치조림, 고등어구이, 조기찌개 등 대중적인 메뉴들의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 인상 압박이 불가피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소규모 음식점들은 판매 가격을 올리지 못해 마진이 줄어들고, 반대로 가격을 인상한 곳은 손님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가계 부담으로 전가되어, 서민 물가 불안 요인을 더욱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 대책과 향후 전망
정부는 수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비축 물량을 방출하고, 수입 확대를 통한 공급 조절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기적인 공급 확대만으로는 근본적인 가격 안정을 이루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특히 중대형 어종 부족 문제는 어업 구조, 기후 변화, 해양 생태계 변화와 깊은 연관이 있어 단기간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수산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자원 관리와 어획량 조절, 그리고 국제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합니다. 또한 어가(漁家) 지원과 함께 냉동·냉장 보관 기술 개선, 유통 효율화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향후 수산물 가격은 기상 여건과 어획량, 국제 수급 상황 등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름철 고수온 현상, 태풍 등 해양 기후 변수는 어획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러시아·일본 등 주요 수산물 수출국과의 교역 상황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공급 확대 정책이 일정 부분 효과를 보겠지만,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수산물 가격 불안정이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고등어, 갈치, 참조기 등 서민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주요 수산물 가격 급등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생산량은 늘었지만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중·대형급 공급은 줄어 가격 불안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외식업계와 가정경제 부담이 가중되면서 물가 불안 요인은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단기적인 수급 조절뿐 아니라, 장기적인 수산자원 관리와 유통 효율화, 소비자 부담 완화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해야 합니다.
서민 식탁의 안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생산-유통-소비 전 단계의 종합적인 대책이 절실한 시점입니다.